[미디엄 리뷰] 양 많고 저렴하고 빨리 나오는 골목식당! 마이크론 Crucial P1 M.2 2280 (1TB)

NVMe. 고성능 SSD를 대변하는 단어가 됐다. 사람들은 점점 더 빠른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에 용량을 더 원하는 사람들의 저변도 무시할 수 없다. 구매자들은 SATA 인터페이스 방식의 SSD와 끊임없이 저울질하며, 선택을 고민한다. 그야말로 성능과 가격의 대결이다. 최고의 전송 속도를 가진 제품과 가격 대 용량 비가 좋은 제품은 각각 소비자들의 성원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그 중간의 것은 없을까? 있다. 최근 마이크론이 내놓은 크루셜의 신제품은 이러한 소비자의 요구를 저격한다. 이 제품과 비슷한 것은 현재 시장에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 소비자를 매료시키는 독특한 상품성은 저비용, 대용량, 고성능 이 세 가지 특성에서 기인한다. 바로 ‘마이크론 Crucial P1 M.2 2280 (1TB)(이하 P1)’이다.

P1은 싼데 용량이 많거나 성능이 좋은데 비싸거나 이 두 양극단으로 벌어진 SSD 판을 한 가운데로 바짝 끌어당긴다. 출시 당시 QLC 낸드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 불거졌으나 이는 과거 MLC에서 TLC의 전환기에서 겪었던 감기의 재탕에 불과했다. SATA 방식에 집중해온 마이크론이 마침내 고성능의 NVMe를 내놨다. 삼성전자, 도시바-WD 연합과 함께 메이저 SSD 편대를 이루는 마이크론이 막차를 탄 것. 그것도 QLC라니. 의미심장하다. P1으로 과연 얼마나 날카로운 칼을 갈았을지 직접 확인해보자.

P1은 작은 M.2의 크기에 걸맞은 소형 패키징 박스를 가졌다. 기존의 크루셜과 맥을 같이 하는 깔끔한 디자인을 통해 구매자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신뢰도를 높인다. 박스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은데, 소비자들이 투자하는 금액이 적지 않기 때문에 마인드에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이런 작업이 필요하다.

패키징 박스의 겉에는 정품 스티커가 붙어 있다. 향후 기술 지원 및 A/S를 받기 위해 스티커를 떼어 제품에 부착하자. 사진에는 아스크텍으로 나왔는데, 국내에서 마이크론 제품을 공급하는 대원CTS도 동일하게 정품 스티커를 제공한다. 양사는 P1에 각 5년 제한 보증을 제공한다.

신품 구매를 확인할 수 있는 씰링 스티커가 개봉 부위에 붙어 있다. 한 번 떼면, 다시 붙지 않도록 제작됐다. 제품을 뜯어서 사용하지 않았는지 믿고 안심할 수 있는 장치가 된다. 개봉 부위 반대편에도 마찬가지로 처리됐다.

제품을 개봉하면, 간단 설명서와 SSD가 나온다. SSD는 10cm가 넘지 않는 아주 작고 가벼운 물건이기 때문에 블리스터 패키징을 통해 안전하게 보호받는다. 블리스터 팩은 쉘 구조로 열리고 닫히기 때문에 꺼내다가 내용물이 밖으로 튀는 불의의 사고를 막는다. 운송 중에 받는 충격에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 택배 발송에도 끄떡없다.

스티커 아래에 마이크론이 생산한 64단 3D QLC 낸드 플래시 메모리와 역시 마이크론의 1GB DDR3 IC, 실리콘모션의 SM2263EN 컨트롤러가 부착돼 있다. 컨트롤러는 PCIe Gen3 x4 버스 인터페이스와 NVMe 1.3 프로토콜 최신 기능을 지원한다. 최대 4개의 낸드 채널과의 연결을 통해 4개의 8Gbps 레인에서 동시 데이터 흐름이 가능하다. 실리콘모션만의 ECC(오류 정정 부호) 기술을 통해 3D 낸드의 내구성과 보유율을 향상시킨다. 한 마디로 디램리스로 원가를 절감하는 SM2263XT보다 낫다.

1GB DDR3 버퍼 메모리는 데이터가 외부로 나가고 안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신발을 벗어놓는 현관문에 비유할 수 있다. HMB(호스트 메모리 버퍼) 개념을 도입한 디램리스 SSD는 CPU와 직접 연결될 때에는 속도를 보장받을 수 있지만, PCH(플랫폼 컨트롤러 허브)라고 불리는 칩셋에 연결되는 상황일 경우 최악으로 빠질 수도 있다. 따라서 버퍼는 여전히 필수적이다. 한 단계 아래의 512GB 제품에는 512MB 버퍼 메모리가 탑재된다.

스티커에 KC 인증을 포함한 전 세계의 다양한 인증 마크가 달려 있다. 냉각에 일조하는 금속성 스티커는 아니다. 스티커는 노출돼 보호받을 수 없는 취약성을 가진 IC들의 안정성을 살리는 일말의 보루가 된다.

P1 뒤에는 아무것도 달려 있지 않다. 노트북 사용자들을 위한 배려다. 노트북은 데스크탑과 다르게 M.2 슬롯이 기판에 바싹 붙어있다. 두께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그만큼 냉각에 불리하게 된다. 노트북 사용자라면, 저장 공간을 늘릴 때 꼭 SSD가 단면인지 확인하자.

마이크론이 생산한 64단 3D QLC 낸드 플래시 메모리는 저장 기능을 맡는 핵심 칩으로 8QA22 NW947 레이블이 붙었다. 2개의 낸드가 각각 4,096Gb 씩 맡는다.

M.2 M키 엣지 커넥터로 소켓과 연결된다. 슬롯이 꽂히는 쪽 기판 구석에 로드 현황을 나타내는 LED가 달려 있다.

M.2 SSD 설치

에이수스 프라임 Z370-A 메인보드에 설치했다. 이 메인보드는 2개의 M.2 슬롯을 제공하는데, P1 같은 PCIe NVMe SSD일 경우 둘 다 꽂아도 호환된다.

최근 메인보드들은 M.2 SSD 위에 얹을 수 있는 히트싱크를 기본 제공하고 있다. 스티커를 아무 것도 없는 뒷면에 부착했어도 좋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

(잠깐 지식) SLC MLC TLC QLC가 뭐지?

출처 : 마이크론 웹사이트

SLC는 셀 당 1비트만 저장하므로 2개의 저장 상태를 갖게 된다. MLC는 셀 당 2비트를 저장하므로 4개의 저장 상태를 갖게 된다. TLC는 셀 당 3비트를 저장하므로 총 8개의 상태를 갖는다. QLC는 셀 당 4비트이니 총 16개의 상태를 갖게 된다. 더 많은 데이터가 저장될수록 태생적으로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고, 수명도 줄어든다. 여기까지 이해하면, SSD의 모든 것을 안 것이나 다름없다.

셀이 다단화될수록 여러 상태에 대한 명령으로 복잡해져 보다 정확한 처리가 요구되므로, ECC(에러 교정 코드)에 대한 필요성이 커진다. 이 과정에서 QLC는 데이터의 입출력이 앞선 방식 대비 크게 느려지는 문제를 겪는다. 여기에 셀 당 더 많은 전압 단계가 적용되는 것이 스트레스로 작용해 수명도 짧아진다.

SLC 쓰기 가속 혹은 SLC 캐싱 알고리즘은 속도에 대한 해결책이 된다. QLC에서 3/4에 해당하는 공간을 예비로 아예 비운 채 마치 SLC처럼 1비트만 저장해 쓰기 속도를 해결한다. 반도체 생산에 따라 QLC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만들 뿐 이때 사실상 SLC를 사용하는 것이나 다름없게 된다. 수명 개선에도 일조한다. 일종의 예비 공간 개념으로 생각하면 된다.

SLC는 10만 P/E 사이클 이후에도 내구력에 신뢰할 수 있고 속도가 빠르지만, 매우 작은 용량을 가질 수밖에 없다. MLC는 1만 사이클을 갖는다. TLC는 3천 사이클을 갖는다. QLC는 1천 사이클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다.

성능 테스트

2,000MB/s는 P1의 단적인 성능을 드러내지만, 그보다 4K 랜덤 읽기 및 쓰기 성능에 주목해야 한다. 이 부분에 있어서 타사의 초고가 SSD와 견주어도 더 빠르다고 할 수 있다. 4K 기본 성능은 SATA 버스 인터페이스이든 초고가의 PCIe NVMe이든 차이가 없지만, 큐 뎁스와 쓰레드를 늘려나가면, 격차가 한 눈에 드러난다. 두 번째 항목 Q8T8을 보면, 실제 사용 환경에서 P1에서 더 빠른 성능을 기대할 수 있게 한다.

P1은 NVMe 프로토콜을 통해 더 빠른 성능을 제공한다. NVMe는 하드디스크에서 이어져온 구시대적인 AHCI(고급 호스트 컨트롤러 인터페이스)를 버리고 새로 설계했다. PCIe의 낮은 레이턴시와 병렬화를 이용한다. 더 많은 큐 뎁스와 캐시 불가능한 레지스터 접근 수, 인터럽트 처리의 효율성, 제약 없는 병렬화 및 다중 스레드, 4K 명령의 효율성 극대화 등의 차이를 갖는다.

실제 용량

1,000GB(1,000,186,310,656byte)라고 쓰고 931GB라고 읽는다. 실제 용량에 차이가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컴퓨터는 2진수만 안다. 1,000이라는 10진수를 표현하기 위해선 2의 10승으로 근사치를 나타낼 수밖에 없다. 2의 10승은 1,024이다. 931GB가 사람이 인식하는 실제 용량이 되는 것이다. 저장 장치 업계는 전부 마케팅 용량으로 계산하는 관행을 갖는다.

더티 테스트

P1은 성능 유지를 위해 특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가한다. 대개 초기 구간에서 높은 성능이 나온 후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90% 용량 구간 전후로 높은 성능을 보이는 것은 고정적으로 SLC 가속이 이뤄지는 부분에 해당한다. 드문드문 지속적으로 성능이 치솟는 부분은 SLC 가속 구간으로 매핑된 QLC 영역이다. 이는 온도 관리와 연계된다. 자세한 것은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도

강력한 워크로드를 걸었을 때 64℃까지 올라간다. 하지만, 이내 온도를 관리하면서 60~61℃까지 내린다. 이 때 성능이 최대 수준으로 다시 올라간다. 성능만 추구했던 종전의 NVMe SSD는 온도 관리에 실패해 쓰로틀링 현상이 걸려 성능이 추락했던 문제가 있었다. 고성능을 사용하는 의미가 사라지는 셈. P1은 똑똑한 면을 갖고 있다.

SSD 관리 유틸리티와 마이그레이션 툴

크루셜 스토리지 이그제큐티브는 마이크론 크루셜의 SSD를 통합 관리할 수 있다. 사양과 현황,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고, 펌웨어를 간단히 업데이트할 수 있다. 내구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오버 프로비저닝도 지원한다. 글로벌 메이저 SSD 기업들은 이러한 관리 유틸리티를 전부 다 제공하지만, 기능의 다양함은 마이크론이 가장 앞서 있다.

마이크론은 아크로니스 트루 이미지 2019 버전에 기반한 데이터 이전 및 복구 툴을 무료 제공한다. 디스크 복제와 복구 미디어 생성, 보안 제거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SSD를 새로 구입했을 때 윈도우를 새로 설치하지 않고, 복제를 통해 간단한 마이그레이션을 진행할 수 있다. 여기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외장 USB 드라이브 활용

출처 : JMicron 내부 자료

출시 예정의 JMS586 브릿지 컨트롤러를 탑재한 외장 USB 드라이브를 활용하면, P1의 성능을 극한으로 활용할 수 있는 포터블 미디어를 만들 수 있다. 현재 판매 중인 JMS583은 P1이 가진 성능을 온전히 제공할 수 없다. 아직 나온 것이 아니라 길게 말할 수 없지만, 썬더볼트 3의 경우 외장 드라이브의 개념이 상당히 고가에 치중해 있어서 이 방면으로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외장 드라이브는 온도 관리에 취약성이 존재하는데, P1은 여기에 적합한 동작 온도를 갖고 있어 잘 어울리는 콤보가 될 것이다. 대용량과 고성능을 외장형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게임을 인스톨해 PC방에 들고 다닐 용도로 좋을 것 같다. 올해 4사분기에 엔지니어링 샘플이 나올 예정.

게이머와 크리에이터의 데스크탑과 노트북에 적합한 SSD! ‘마이크론 Crucial P1 M.2 2280 (1TB)’

게이밍? 크리에이션? 프로 수준을 지향할수록 갖고 싶은 SSD를 고를 때 성능 혹은 용량을 향해서 쭉쭉 뻗어 나아간다. 이 때 가격은 뒤로 한 발 물러나기 마련. 누차 언급한 대로 P1은 고성능과 대용량을 한꺼번에 쟁취한다. 가격마저 아름답다. 500GB와 1TB의 가격은 해외와 국내가 동일한 수준이다. SATA 버스 인터페이스의 마이크론 Crucial MX500과 같은 용량으로 국내 가격을 비교해도 차이는 얼마 없다.

P1이 2,000MB/s라는 선을 맞추면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초고성능의 절반 가격에 지나지 않고, SATA 대비 4배에 이르는 성능이 마치 공짜처럼 느껴진다. 실성능의 척도인 랜덤으로 비교할 때 P1은 비로소 진검을 품 속에서 꺼낸다. QLC가 지닌 성능의 허들을 극복했다면, 수명은 어떨까? TLC 대비 적은 것은 맞지만, P1 1TB의 TBW(총 쓰기 용량) 200TB는 결코 만만하지 않다. 조금 다르게 볼 필요도 제기된다. QLC는 용량을 늘릴수록 수명이 배로 늘어나므로, TLC 대비 더 많은 용량을 같은 가격에 얻을 수 있는 셈. 더욱 경쟁력 있는 2TB 제품이 현재 발매 대기 중이다.

머지않아 P1은 USB의 발달이 가져올 혜택을 누리는 첫 번째 열쇠가 될 것이다. 곧 나올 USB 3.2 Gen 2×2는 고성능을 고스란히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참고로 현 USB는 SATA 방식의 SSD를 겨우 나를 수준. 미래를 내다보는 한 수다. 5년 제한 보증이 있으니 어디 닳아볼 때까지 써보자는 심정도 나쁘지 않다. 저비용, 고성능, 대용량을 전부 내세운 SSD는 P1이 유일하다. QLC 시대로 접어드는 길목에서 과거 MLC, TLC에서 경험하지 못한 일들이 벌어질 수 있겠다는 예감이 든다. 마이크론 Crucial P1 M.2 2280는 SSD 시장의 중심에 서서 큰 일을 해낼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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